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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리스트 say] ‘SKY 캐슬’ 김서형=김주영 공식 만든 김은주의 ‘블랙 시대’
2019. 02.08(금) 17:43
JTBC ‘SKY 캐슬’
JTBC ‘SKY 캐슬’
[더셀럽 한숙인 기자] ‘SKY 캐슬’은 대사보다 더 정확하고 깊이 있게 캐릭터의 심리 상태를 전달할 수 있는 패션의 힘을 보여줬다. 등장인물의 성향을 패션 취향으로 설명하는가 하면 상위 0.1%를 설명하는 장치로서 화려함에만 머물지 않고 패션으로 캐릭터의 심리 변화를 미세하게 따라갔다.

JTBC ‘SKY 캐슬’의 이 같은 다른 표현법은 입시 컨설턴트 김주영 묘사에서 제대로 효과를 발휘했다.

김서형은 지난 7월 MBC ‘이리와 안아줘’ 종영 이후 4개월 만에 다시 악역을 맡아 두 캐릭터를 완전히 다르게 설정할 필요가 있었다. 김서형의 의상을 담당한 스타일리스트 김은주 실장은 기자 박희영과 입시 컨설턴트 김주영을 구별할 수 있게 하기 위해 컬러와 실루엣에 초점을 맞췄다.

김은주 실장은 시놉시스와 대본을 보고 컬러는 블랙, 실루엣은 한 치의 오차 없는 핏감, 두 키워드에만 집중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한 컬러로 맞춰야 하는 블랙 모노크롬룩은 쉽게 생각되지만 20회 전체를 채우는 게 얼마나 힘든 과정인지 전문가들이라면 통감한다.

시놉시스와 6회 분량의 대본을 보고 블랙 의상을 준비했다는 김 실장은 “마지막 회만 제외하고 전 회의 의상이 모두 한 치의 오차도, 빈틈도 없어야 했다. 그래서 첫 촬영에 들어가기 전에 미리 피팅(가봉)까지 마쳤다”고 말했다.

김서형은 몸에 굴곡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의 마른 몸으로 김은주 실장은 슬림 피트 직선 실루엣의 포멀룩을 설정해 김주영의 차가운 이미지를 극대화 했다. 슬림 피트는 블랙과 시너지 효과를 내 각기 다른 컬러와 실루엣으로 설정된 스카이 캐슬 엄마들 사이에서도 시선이 집중됐다.

그러나 차가운 블랙은 그리 녹록하지 않았다.

처음 부딪힌 난관은 김서형의 체중 감소였다. 한 치의 오차도 없는 ‘타이트 블랙’을 콘셉트로 설정했으나 촬영 도중 김서형의 체중이 줄어들면서 결국 가봉을 재차 해야 했다.

이쯤은 힘든 것도 아니었다. 20회 분량의 웃 전체를 블랙으로 맞추기 위해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수량이 필요했다. 그것도 최근 유행하는 오버사이즈나 아방가르드가 아닌 군더더기 없는 디테일과 몸에 밀착되는 미니멀 실루엣이 전제 조건이어서 흔하게 구할 수도 없었다.

김 실장은 “대행사마다 스타일리시한 블랙이 들어오면 연락해달라고 말하고 다녔습니다, 원하는 디자인의 옷을 구하기 쉽지 않아 인터넷 쇼핑몰까지 뒤졌습니다”라며 블랙 의상을 구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다 동원했다고 밝혔다.

블랙 옷을 구해도 톤이 다 달라 완벽주의 김주영을 위해서는 톤을 맞추는 작업이 중요했다.

김 실장은 “블랙에도 진한 블랙, 연한 블랙, 회색빛 블랙, 네이비 블랙 등 천차만별입니다. 그런데 실제 상, 하의 한 벌인 슈트는 불과 세 네 벌에 불과하고 일일이 상, 하의를 맞췄습니다. 심지어 슈트처럼 보이는 상, 하의가 각각 브랜드가 다른 디자인도 다수였습니다”라며 완벽한 블랙 모노크롬룩을 구현한 과정을 설명했다.

차갑다 못해 서늘한 냉기가 도는 블랙이지만 의외로 스커트 원피스 등 지극히 여성스러운 아이템이 곳곳에 등장한다.

김 실장은 “처음부터 시크하게 가되 여성스러움은 잃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정했습니다. 대본에서 김주영 캐릭터를 정말 세게 묘사했지만 ‘그래도 엄마이고 여자일거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라며 페미닌 무드를 잃지 않으려 했음을 밝혔다.

같은 옷은 하나도 없다고 할 정도로 비슷해 보이지만 미세하게 다르고 그만큼 신발 역시 많은 양이 필요했다.

김 실장은 “앵클부츠만 신는데 에나멜 부츠. 삭스 부츠, 집업 부츠 등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동원했습니다. 스커트를 입은 한 장면에서는 검은 양말에 스틸레토힐을 신었는데 이마저도 부츠로 보였습니다”라며 블랙 모노크롬룩을 완성하기 위해 신발까지 허투루 하지 않았을 강조했다.

김주영은 김서형과 김은주 실장의 합작품이라고 할 정도로 김서형을 잘 아는 김은주 실장의 세심한 분석력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김 실장은 “사무실에 ‘김주영 행거’가 있었는데 누가 봐도 김주영 옷임을 알아봤습니다. 화이트 행거에 옷에 가방까지 블랙만 걸려있었죠”라는 말로 종영 후 심경을 대신했다.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JTBC ‘SKY 캐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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