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거’ 심태영 “더욱 더 ‘진짜’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죠”[인터뷰]

인터뷰 2019. 03.15(금)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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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셀럽 김지영 기자] 진심은 통한다. 진심을 담아 작품과 캐릭터에 접근해 배우 심태영만의 유우석이 탄생했다. 이제 막 날개 짓을 한 신인 심태영은 앞으로 대중에게 거짓이 아닌 진짜를 보여줄 예정이다.

지난달 27일 개봉한 영화 ‘항거: 유관순 이야기’(감독 조민호 이하 ‘항거’)는 1919년 3.1 만세운동 후 세 평도 안 되는 서대문 감옥 8호실에서 영혼만은 누구보다 자유로웠던 유관순(고아성)과 8호실 여성들의 1년을 다룬다. 심태영은 극 중 유관순의 오빠 유우석 역을 맡았다.

연극을 전공하고 연극무대를 주로 뛰었던 심태영은 오디션을 통해 조민호 감독을 만났다. 보통 10분내지의 짧은 시간에 이뤄지는 오디션과 달리 심태영은 2시간가량 감독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항거’에 참여하게 됐다.

그는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더셀럽 사옥을 찾아 ‘항거’의 준비 단계부터 앞으로의 포부까지 밝혔다. ‘항거’가 개봉 3주차에 접어들었음에도 아직까지 촬영에 임했던 감정과 순간이 떠올라 눈물짓고 눈빛으로 연기에 대한 갈망을 드러냈다.

“처음엔 감독님이 걱정을 많이 하셨어요. 제가 연극무대만 했다보니 영화 연기는 어려울 수도 있을 것 같다는 걱정을 하셨어요. 저는 연극과 영화가 대중에게 보이는 수단만 다르다고 생각하고 본질은 같다고 생각하거든요. 감독님에게 영화의 각 장면마다 집중해서 연기를 하고 감정을 솔직하게 꺼내 놓겠다는 얘기들을 주로 했어요.”

‘항거’의 유우석 역이 확정되고 심태영에게는 캐릭터를 준비할 수 있는 2주 이상의 시간이 주어졌다. 심태영은 첫 영화 출연의 기쁨보다는 긴장감을 마지막 촬영까지 이어가겠다고 다짐하고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유우석을 알아갔다.

“우선 1919년의 햇빛, 공기, 당시 인물들의 호흡이라도 간접으로나마 체험해보고 싶어서 상상을 많이 해봤어요. ‘내가 1919년에 살았다면 어떻게 했을까’라고 생각을 해보고 ‘내가 유우석 선생님이었다면 어떻게 했을까’라고도 생각해봤죠. 그리고 서대문 형무소도 방문하고 찾아볼 수 있는 자료는 다 찾아봤어요. 느낄 수 있는 것들은 한 번씩 다 체험해보고 촬영 현장에 가고 싶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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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단계는 완벽했다. 1919년으로 타임머신을 타고 간 듯 완벽한 이미지 트레이닝을 통해 유우석으로 변신했지만 막상 연기를 하기엔 쉽지 않았고 감정이 먼저 벅차올랐다. 아우내 장터에서 유관순을 비롯한 가족들과 함께 만세운동을 펼치는 장면에서 감정이 북받쳐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다 같이 만세를 외치니 떨리고 벅차서 목소리가 안나오기도 했어요. 제가 유우석 선생님과 얼마나 닮았고, 비슷하게 했는지는 모르겠어요. 그래서 통화를 할 수 있으면 통화를 하고 싶다는 생각도 했었어요. 아마 고아성 선배님도 비슷하게 느끼셨던 것 같아요.”

‘항거’ 속 유관순은 우리가 역사책에서 만난 것처럼 의지, 리더십이 강한 유관순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반면 유관순의 오빠 유우석은 유관순에 비해 부드러운 느낌이 강하다. 이는 조민호 감독의 특별한 주문이었다.

“감독님께서 유우석이 오빠지만 동생에 비해서 비교적 유약하고 여리는 느낌을 원하셨어요. 그래서 저도 그렇게 표현하려고 노력했어요.”

심태영은 ‘항거’를 통해 스크린 데뷔를 했다. 자신의 연기를 스크린으로 본 적은 처음이었다는 그는 기술시사회에서 ‘항거’를 보고 처음부터 끝까지 눈물을 흘리면서 봤다고 털어놨다. 심지어 눈물이 너무 흘러 얼굴을 손바닥으로 완전히 포개어 눈물을 닦았다고 했다.

“제가 안 나올 때부터 울었어요. 처음부터 눈물을 멈추기가 쉽지 않더라고요.(웃음) 엔딩에서 가장 많이 울었어요. 8호실에서 유관순이 혼자 남아있을 때의 그 표정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그 장면을 옆에서 지켜봤었는데, 고아성 선배님이 그때는 본연의 모습이 아닌 제 동생 유관순으로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그 모습을 보고 있으면 안쓰럽고 도와주고 싶은데 그럴 순 없고. 많이 울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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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한 ‘항거’가 심태영에게는 자긍심으로 남았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부끄럽고 죄송한 마음도 함께 들었다. 고아성이 시대극을 그토록 원했으나 “만족한 마음보다는 죄송스러운 마음이 컸다”고 눈물을 흘렸던 것과 일맥상통했다.

“유우석이라는 지점에 닿으려고 했지만 가도 끝이 없는 평행선을 달리는 것 같았어요. 좁히려고 하면 언젠가는 만나겠지만 시간과 제약이 있으니까요. 누군가를 연기한다는 것이 참 많이 부끄럽고 해도 온전하게 못 해낸 것 같았어요.”

신인 배우에게 맡고 싶은 장르나 캐릭터를 물어보면 기다렸다는 듯, 원하는 것들을 늘어놓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심태영은 보다 신중한 자세를 취했다.

“따로 정해두지 않는 것 같아요. 매번 주어지고 선택되어 지면 거기에 맞춰서 잘 할 수 있게 노력해서 제가 직접 선택하는 건 아직 어색해요. 감독 혹은 작가님에게 선택되는 직업이라는 것을 몸소 느끼고 있어서 제가 선택하는 건 모르겠어요. 못 고르겠어요. 쑥스러워요.(웃음)”

심태영은 이번 작품을 통해 연기에 대한 마음가짐을 다시 정리했다.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는 배우, 함께하는 사람들과 소통하고 대중에게 신뢰를 주는 배우를 꿈꿨다.

“‘항거’를 하면서 더 진지하게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더 진짜의 것을 해야겠다는 생각도 했고요. 이번 작품을 통해서 생각에 확신이 들었어요. 그리고 그것을 향해 가고 있는 중이고요. 아직 한없이 배우고 있고 모자라기 때문에 물리적인 시간이 흐르면서 해결이 될지 안될지는 모르겠지만 계속 가야할 것 같아요. 가면서 깨닫고 배우고 고치고 그러면서 나아가야죠. 끝이 없는 것 같아요.”

[김지영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HM 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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