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해부도]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 이다희 ‘차현’, 미디어 여성觀의 진보

트렌드 2019. 06.14(금)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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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 이다희
tvN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 이다희
[더셀럽 한숙인 기자]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는 여성취향으로 단순 분류할 수 없는 드라마로 최근 변화된 사회상을 반영한 장치들을 하나 둘 들춰내는 특별한 재미를 선사한다. 배타미, 차현, 송가경은 과거 오피스 드라마에서 여성들의 성향을 설명하는 근거로 흔하게 제시돼 온 남성성과 여성성의 이분법적 구도와는 방향을 완전히 달리한다.

tvN 수목 드라마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는 사회인으로서 여성을 분류함에 있어서 남성적 요소를 개입하는 일차원적 시도보다는 이를 의식하지 않고 다각화 되는 여성성의 확장된 개념을 반영한다.

재벌가의 범접할 수 없는 아우라를 발산하는 송가경(전혜진), 오피스룩 애티튜드의 표본을 제시하는 배타미(임수정)는 두 사람의 사회적 위치를 절제를 해석하는 방식의 차이로 드러낸다. 이러한 차이는 두 사람 사이의 긴장이 시간이 흐를수록 팽팽해지는 근거가 되기도 한다.

세 인물 중 가장 극적인 이미지를 보여주는 차현(이다희)은 틀에 박힌 격식에서 벗어나고 있는 최근 직장 문화를 상징하는 인물이자, 극 중 송가경 배타미와 서로 다른 뉘앙스의 긴장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인물이다. 따라서 스타일로서 패션이 보여주는 비주얼 효과가 절대적 역할을 한다.

변화되고 있는 직장 문화의 아이콘으로서 차현은 2535세대들에게 공감과 동경을 불러일으킬 만한 요소들로 채워진다. 패션은 사회적 분위기와 맞물린다. 패피라는 수식어가 적합한, 평범함과 거리를 둔 차현의 화려한 패션은 극 중 인테리어는 물론 일하는 방식까지 자유분방한 바로라는 환경과 완벽한 합을 이뤄 정당성을 확보한다.

불과 4회 차가 방영됐을 뿐이지만 차현의 패션은 과시적 소비로서 ‘화려하다’는 단순 정의로 규정하기에는 조화를 이끌어내는 자연스러움이 적절하게 배치돼있다. 이다희를 전담하는 성선영 스타일리스트는 극 중 차현의 이미지 콘셉트로 ‘강인함’과 ‘예쁨’ 두 가지 키워드를 언급했다.

성선영 스타일리스트는 “차현은 쿨함과 털털함을 장착한 인물이다. 직장인이라고 해도 자유로운 회사에서 근무하는 만큼 편안한 캐주얼이 주를 이룬다. 그러나 ‘예쁨’은 항상 유지한다. 전형적인 오피스룩이 아닌 편안한 캐주얼이지만 차현이 본부장으로서 책임자 위치에 있어 캐주얼의 수위를 적절하게 조절한다”라며 ‘강인함’과 ‘예쁨’을 모두 가진 캐릭터로 차현을 표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캐주얼이 주를 이루지만 편안함이 느슨함은 아니다. 성선영 스타일리스트는 실루엣 혹은 컬러에서 긴장감을 가미해 자유롭지만 방종은 아닌 적절한 선을 유지한다. 이를 위해 레드, 블루, 옐로 등 화려한 색감은 비비드 톤을, 패턴도 선명하고 대비가 명확한 색감이 배합된 디자인을 택한다.

이다희의 모델에 견줄만한 신체조건 역시 200% 활용한다. 이다희는 큰 키에 균형 잡힌 몸매지만 때로는 스타일링에 따라 남성적 느낌이 부각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느낌을 피하지 않고 오버피트 재킷으로 이를 스타일리시하게 살려낸다.

또 하나 극 중 송가경, 배타미와의 각기 다른 뉘앙스의 긴장 관계를 더욱 팽팽하게 하는데 차현의 스타일은 갈등을 더욱 선명하게 부각하는 효과를 낸다 크다.

12일 3회에서 차현과 송가경의 과거 인연이 소개됐다. 차현과 송가경 사이에 오가는 눈빛은 선후배 간 우정을 넘어서는 미묘한 애틋함이 배어나 둘의 관계에 대한 궁금증을 높였다. 반면 기업의 생존 논리인 성공 지향적 노선을 철두철미 하게 지키는 배타미와 성공 이전의 기본과 다름을 추구하는 바로의 철학을 지키는 차현의 날선 대립은 결국 더 나은 결과를 위한 공조라는 점에서 통쾌한 긴장감을 선사한다.

이는 스타일에서 미묘한 차이로 드러난다. 송가경과 이유를 짐작할 수 없는 애틋한 눈빛을 주고받을 때 입었던 차현의 체크 재킷과 송가경의 블랙 재킷 모두 오버피트의 테일러드 재킷이지만 차현은 화이트 티셔츠를, 송가경은 케미솔을 입어 긴장감을 높였다.

그럼에도 남성성과 여성성으로 선을 명확하기 긋지 않고 둘 모두 스타일리시 한 젠더리스 코드를 공유해 관념으로서 성 편향적인 진부한 묘사 방식을 탈피했다.

성선영 스타일리스트는 정지현 PD와 미팅에서 극 중 차현의 이미지를 남성적으로 표현할지를 놓고 나눈 대화를 언급했다. 그는 “차현 콘셉트를 잡을 때 남성 느낌이 나야하는 것 아닐까 생각했다. 그런데 감독님은 정작 ‘예쁘게 입어라”라고 했다. 그런 생각에 중점을 두지 말고 예쁘게 입으면 된다고 말했다“라며 차현이 진부한 캐릭터로 전락하지 않을 수 있었던 이유를 밝혔다.

이뿐 아니라 배타미와 함께 하는 장면에서 이다희는 패션 화보를 촬영하듯 디자이너 레이블 느낌의 화려하고 엣지있는 캐주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는 자신이 정한 규율을 벗어나지 않는 배타미의 오피스룩과 대조를 이루며 둘의 차이와 갈등을 시각화 하는 효과를 낸다.

이런 이유로 이다희는 다양한 스타일을 소화하고 있다. 성선영 스타일리스트는 “이다희는 여러 스타일을 시도한다. 여성스러운 실루엣, 보이프렌드 핏 등 다양한 스타일 등장한다”라고 설명했다.

다르게 표현하고자 했던 스타일리스트의 의도는 적중했다. 이다희의 패션은 마치 럭셔리 디자이너 레이블의 런웨이를 보듯 그룹 별로 다양한 스타일이 밀도감 있게 배치돼 극 중 차현 캐릭터가 더욱 선명하게 보이게 한다.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tvN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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