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퍼즐] 2020년 연예계 트렌드 키워드 - 인플루언서, 여성, 세대교체

칼럼 2019. 12.30(월)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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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셀럽 윤상길 컬럼] 트렌드(trend)란 ‘어떤 현상에서 나타나는 일정한 방향’을 말한다. 연예계도 시대의 흐름에 따라 화제의 중심이 있기 마련이다. 트렌드 변화와 함께 온라인 뉴스, SNS, 커뮤니티 등으로 화제가 생성되고 여론이 조성된다. 이 화제성과 여론에 따라 연예계는 변화할 수밖에 없다. 2020년에는 어떤 콘텐츠가 연예계에서 인기를 모으고, 또 그 배경이 되는 트렌드는 무엇일까.

2019년은 녹록치 않은 한 해였다. 대형 방송사에 의한 사기 오디션, 악플러에 의한 인기가수의 간접 살인, 대기업에 의한 스크린 독과점 논란 등이 대형 기획사와 유명 연예인의 성추문과 맞물려 연예계는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그래서인지 역사상 최초로 한국영화가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고, 방탄소년단은 계속해서 세계적 기록을 써내려가며 K팝 팬들을 행복하게 만든 일들은 유독 반가웠다.

트렌드 연구자들은 2020년 연예계 트렌드 키워드로 인플루언서와 여성 그리고 세대교체를 꼽았다. 조사 보고서 ‘트렌드 코리아 2020’의 연구자들은 “인플루언서를 비롯해 여성, 그리고 세대교체가 2020년 연예계를 주도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보고서의 책임 집필자인 서울대 김난도 교수는 ‘사회문화 분야 트렌드’에서 “그동안 연예계에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했던 TV가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뉴미디어에 확실히 밀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인플루언서(influencer)는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에서 수십만 수백만에 이르는 팔로워를 보유한 일반인을 지칭하는 신조어이다. 흔히 ‘1인 방송’으로 지칭하는 크리에이터들도 여기에 속한다. 이들 인플루언서의 영향력은 SNS 사용자가 급증하면서 연예계에서도 전방위로 확대될 전망이다. 실제로 예능은 물론이고 토론 프로그램까지 이들의 활약은 분명 두드러진다. 특히 케이블TV에서 이들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패션 뷰티 콘텐츠는 물론 홈쇼핑 방송에서 이들의 존재는 스타 연예인의 유명세를 능가한다.

시장분석기관 DMC미디어의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SNS 이용자 10명 중 7명이 영향력 있는 인플루언서 계정을 구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많은 연예인이 1인 방송을 진행하고 있는 현실에 비추어, 유명 연예인보다 일반인 인플루언서가 시청자들에게 더 선호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수치이다. 전문기관(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은 2020년 인플루언서 마케팅 글로벌 시장 규모를 100억 달러(약 11조 600억)로 예상한다. 따라서 광고 수익을 가장 큰 수입원으로 하는 방송사는 인플루언서에게 적극적으로 러브콜을 보낼 수밖에 없다.

이제 가정이나 일터에서 TV 수상기의 역할은 스마트폰이 대체하고 있다. 스마트폰의 일상화에 따른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뉴미디어의 TV 대체는 대세이다. 이 현상은 2020년에 더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지상파, 종편, 케이블 가릴 것 없이 인플루언서의 TV 출연은 더 이상 특별하지 않다. 따라서 방송 프로그램도 인플루언서의 활동 영역과 방송 소비자인 시청자의 기호 변화에 따라 형식이 바뀐다는 이야기이다.

특히 예능 프로그램은 큰 폭의 변화가 진행 중이다. 노래하고 춤추고, 웃겨주던 예능 프로그램들이 ‘놀면 뭐하니?’, ‘나 혼자 산다’, ‘미운 우리 새끼’, ‘슈퍼맨이 돌아왔다’, ‘동상이몽’, ‘집사부일체’처럼 SNS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인플루언서에 의해 평가되고, 회자되는 콘텐츠로 완전히 옮겨갈 것으로 전망된다.

예능 프로그램 콘텐츠 변화의 중심에는 ‘먹방’이 있다. 한동안 맛집 탐방이나, 건강식으로 소개됐던 먹방도 인플루언서의 영향 아래 변화되고 있다. 마카롱, 마라 열풍에서 보듯 인플루언서들은 ‘맛세권’이라는 신조어도 만들어냈다. 그 음식이 건강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는 부차적 관점이다. 특별해야 한다. 인플루언서가 1인 방송에서 많이 먹고 여러 번 먹고 이색 식습관을 보여야 시청자가 환호한다. 사진과 동영상으로 인증하길 좋아하는, 소비자들은 머리가 띵할 정도로 달거나 속이 쓰릴 정도로 달아도 개의치 않는다.

맛으로 음식을 선택하기보다는 SNS에 인증할 만한 콘텐츠로서 ‘먹방’ 프로그램은 구성된다. 인플루언서처럼 자극적인 맛에 도전하고 자신의 경험을 인증하면서 즐거움을 느낀다. 어느 단계까지 먹어봤는지가 중요한 이슈가 된다. ‘먹방’처럼 새롭고 이색적인 아이템에 열광하는 시청자를 잡기 위한 노력들이 2020년 방송가에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2019년은 한국 영화계에서 유독 ‘여성 서사’가 빛난 해다. ‘걸캅스’, ‘82년생 김지영’, ‘벌새’. ‘우리집’ 등이 흥행과 비평 면에서 여러 논쟁과 담론을 낳았고, 여성 영화를 둘러싼 새로운 형태의 관객 운동을 발견한 해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여성 서사 영화가 2020년에 더욱 확장될 것으로 전망한다. 어승룡 문화평론가는 “2019년에 보여준 여성 영화 파워가 한국영화계에서 여성영화의 서사 다양성을 확보해 주었다.”라며 “2019년 하반기부터 불기 시작한 TV 드라마의 여성중심 콘텐츠 역시 2020년에 더욱 사랑받을 것”이라고 진단한다.

트렌드 연구자들이 특별히 주목하는 키워드는 ‘3040세대 중심의 연예계’이다. 그동안 연예계 빅 파워 집단이었던 ‘1020세대’가 그 자리를 ‘3040세대’에게 넘겨준다는 것이다. 배우이든 가수이든, 또는 인플루언서이든 대세 유명인 그룹이 3040세대가 주축이란 점, 또 소비자인 관객과 시청자들의 연령도 3040세대라는 점을 그 이유로 들고 있다.

여전히 아이돌그룹이 1020세대를 이끌고 있지만, 최근의 1020세대는 TV시청이나 극장관람보다는 유튜브 등의 SNS 플랫폼으로 소비 무대를 옮기고 있다. 이에 비해 3040세대의 유명 가수나 배우들의 활동폭이 넓어지고 팬들의 지지 또한 예전과 다르게 적극적이고 열정이 넘친다.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2020년 활약이 예상되는 스타들 대부분 30살이 넘었다는 사실도 3040세대를 연예계 복판으로 유인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드라마에서 여자 주연으로 등장한 공효진, 하지원, 이하늬, 손예진, 조여정에, 2월 등장하는 김태희(하이바이 마마), 3월의 전지현(킹덤2)까지 모두 30대 후반에 이르고 있다. 드라마나 영화가 3040세대를 겨냥할 수밖에 없다. ‘미스트롯’을 비롯해 ‘슈가맨’, ‘보이스퀸’, ‘불타는 청춘’ 등 방송 예능 프로그램이 인기 높은 것도 3040세대의 지지를 얻었기 때문이다. 2020년 연예계가 1020세대에서 3040세대로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다는 증좌들이다.

다사다난했던 2019년이 저물고 새해가 코앞이다. 2020년 역시 피할 수 없는 위기와 불안이 연예계 도처에 존재할 것이다. 따라서 연예계 종사자 모두가 맞닥뜨린 어려움을 어떻게 슬기롭게 극복해나가느냐가 관건이다. 이를 위해 연예산업기업과 연예인, 그리고 정부 등 관련 기관 단체, 무엇보다 팬을 위시한 애호가들 모두가 각자의 위치에서 치밀하고도 신중한 위기관리 대응 전략이 요구된다.

불황에 재벌이 탄생하고, 장수는 싸움터에서 빛난다고 했다. 사막에서도 꽃은 피고, 미세먼지를 몰아내는 바람이 있듯이 모두가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한다면 차분히 헤쳐 나갈 수 있다는 믿음을 안고 가야 한다. 2019년의 얽히고설킨 갈등이 해소되는 2020년 연예계가 되기를 기대한다.

[더셀럽 윤상길 컬럼 news@fashionmk.co.kr / 사진=영화, 드라마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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