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응수 "'꼰대인턴' 이후 중년들의 이야기 더 많아지기를"[인터뷰]

인터뷰 2020. 07.08(수)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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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셀럽 박수정 기자] 배우 김응수(59)가 MBC '꼰대인턴'을 통해 첫 미니시리즈 주연을 꿰찼다. 25년 동안 묵묵히 자신만의 연기 인생을 걸어온 김응수의 새로운 도약이다.

지난 1일 종영한 '꼰대인턴'은 최악의 꼰대부장을 부하직원으로 맞게 된 남자의 통쾌한 복수극을 그린 오피스 코미디다. 김응수는 극 중 (구)옹골 라면사업부 마케팅영업팀 팀장(직급 부장)이었지만, 현재는 준수식품 마케팅영업본부 마케팅영업팀 시니어 인턴이 된 이만식으로 분했다. '꼰대'의 정석 같은 인물이다.

'꼰대인턴'은 최근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직장 내 갑질 문화를 현실적이면서도 위트있게 그려내 시청자들에게 호평을 이끌어냈다. '꼰대'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흥미로운 스토리를 그려내며 결이 다른 오피스물로 시청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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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꼰대'를 대표하는 인물을 실감나게 연기한 김응수는 "실제로는 1%대의 꼰대성도 없는 사람이다. 저랑 현장에서 함께 일하신 분들을 알거다. 입증된 부분이다"며 이만식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라고 해명해 웃음을 자아냈다.

"사실 누구에게나 꼰대 같은 면이 있을 수 있다. 인간 누구나 갖고 있는 속성이다. 자기의 이야기를 전달할 때 강압적으로 한다면 그게 바로 꼰대짓 아니냐. 자신의 방식을 상대에게 강요하는 게 바로 꼰대다. 상대방을 이해하고, 자신의 이야기를 상대에게 잘 전달하면 괜찮다. '라떼를 말이야(나 때는 말이야)'라고 이야기를 꺼내도, 그렇게만 한다면 좋은 인생 선배가 될 수 있지 않겠냐"

극 초반 이만식이 인턴 가열찬(박해진)에게 물건을 던지고, 모욕적인 언행을 쏟아내는 장면들은 이만식의 꼰대성을 잘 드러내는 장면들이었다.

"이만식의 꼰대성을 어떻게 잘 표현해야 할까 고민이 되더라. 굉장히 부담스러웠다. 누가 그렇게 화를 내는 거를 보면 재미 없지 않냐. 어떻게 해야 그런 모습들도 재미있는 캐릭터로 표현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저런 꼰대가 많지'라고 공감을 이끌고 싶었다. 군대에서 직접 겪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그리고 영화 '대부'를 다시 보면서 이미지를 형상화했다"

김응수는 '꼰대인턴'의 핵심 인물인 이만식의 꼰대력이 잘 살 수 있었던 건 함께 호흡했던 박해진의 힘이 컸다며 엄지를 치켜들었다.

"이렇게 표현을 해야겠다고 고민은 했지만 미완성인 채로 현장에 갔다. 이만식의 꼰대짓을 (박)해진이가 정말 잘 받아줬다. 특히 초반에 이만식이 가열찬 어머니가 있는 식당에서 가열찬에게 물건을 던지고 꼰대짓을 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 장면은 지금 봐도 마음이 쓰리다. 그 장면에서 해진이가 담담하게 표현을 잘 했더라. 어머니 앞이라 꾹 참고 있는 모습을 잘 연기했다. 제가 봐도 그 장면은 슬펐다. 시청자 분들도 슬퍼하지 않았을까 싶다"

그런 이만식이 한순간에 부장에서 인턴이 돼 가열찬과 입장이 완전히 역전되는 모습이 그려진다. 나락으로 떨어진 상황에서 과감하게 시니어 인턴행을 선택한 이만식에 대해선 "코리안의 DNA 아니겠냐. 자존심이 세고 죽어도 못할 것 같지만 또 '그까짓 것 뭐'라는 마음으로 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꼰대인턴'을 연출한 남성우 PD와의 합에 대해서도 만족감을 드러냈다. 김응수는 남 감독에 대해 "천재라고 생각한다. 감독은 현장에 70~80명 되는 스태프를 끌고 가야하는 리더다. 리더성이 있어야 한다. 남 감독이 정말 잘했다. 빠른 시간 내에 명확하게 촬영을 마쳤다. 쓸 데 없는 장면을 절대 찍지 않았다. 덕분에 배우들이 쓸데 없는 에너지를 쓰지 않았다. 영감도 뛰어난 친구다. 2월부터 6월까지 촬영을 했는 데 그 동안 단 한번도 트러블이 없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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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꼰대인턴'은 김응수을 비롯한 중년 배우와 박해진, 한지은 등 젊은 배우들이 함께 극을 이끌며 새로운 시너지를 보여줬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남다르다. 김응수는 대부분의 작품에서 젊은 배우에 비해 중년 배우가 주인공 역할에서 배제되는 것에 대해 "배우로서 섭섭했던 부분이다"며 아쉬운 마음을 내비쳤다.

"왜 우리는 드라마에서 중년의 이야기를 하지 않냐. (연기자 중에서) 중년 배우들이 가장 많고 연기도 잘하는 분들이 많다. 그런 측면에서 '꼰대인턴'이라는 작품이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으면 좋겠다. '꼰대인턴'이 중년의 이야기도 재미있을 수 있고, 시청자들도 좋아할 수 있다는 걸 알리는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싶다. 전환점이 되기를 바란다. 젊은 친구들이 50, 60대 중년들의 이야기를 더 많이 해줬으면 좋겠다"

김응수가 도전하고 싶은 장르는 '멜로'다. 그는 "예전에는 한국 영화계에 멜로가 쎘는데 어느 순간 다 사라졌다. 50, 60대가 주인공인 멜로 영화 멋있지 않냐. 왜 박해진만 멜로를 해야하냐(웃음). 멜로 주인공이 되는 게 제 꿈이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김응수는 1996년 영화 '깡패 수업'으로 데뷔한 이후 스크린, 브라운관을 종횡무진 누비며 활약해왔다. 다수의 대표작을 남긴 김응수에게 행운을 가져다 준 작품은 '곽철용 신드롬'으로 회자되고 있는 '타짜(2016)'다. '타짜'의 캐릭터였던 곽철용 대사 '묻고 더블로 가'가 지난해부터 인터넷 밈현상을 일으키면서 김응수는 남녀노소 폭넓은 연령층에게 사랑받고 있다.

"'곽철용 신드롬'은 전혀 생각치 못한 일이다. '타짜'가 벌써 14년 전 작품이다. '꼰대인턴' 촬영 중 식당에 갔는데 젊은 친구들이 저를 보면 '묻고 더블로 가'라면서 흉내를 내고 서로 '타짜' 몇번 봤냐고 싸우기도 하더라(웃음). 젊은 친구들이 곽철용 캐릭터를 재밌어하는 것 같다. '재미' 부분에서 성공한 것 같다. 어떠한 캐릭터든 재밌게 한다는 점 때문에 그런(사랑을 받는) 것 같다. 우리가 영화를 볼 때도 재밌냐고 묻지 않냐. 재미 없는 건 예술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예술까지 재미없으면 되겠나. 이만식은 어찌보면 곽철용의 연장선이다”

[더셀럽 박수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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