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전남 영암, 어란·갈낙탕·트로트 센터·월출산 소개

방송 2020. 07.11(토)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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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셀럽 김지영 기자]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에서 전남 영암을 둘러본다.

11일 오후 방송되는 KBS1 교양프로그램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에서는 ‘옹골차다 돌산 아랫동네- 전남 영암 편’이 그려진다.

영암을 감싸 안은 월출산이 가장 아름답게 보이는 장소, 바로 반백 년 역사를 자랑하는 녹차밭 앞이다. 동네 사람들이 삼삼오오 손을 모아 농사를 짓는 까닭에 규모가 크진 않지만 아늑한 분위기가 마음을 참 편안하게 해주는 풍경. 여름의 문턱 앞에선 지금이 딱 녹차 수확의 마지막 시기란다. 주변 지역보다 유난히 따뜻한 기후와 황토, 월출산의 맑은 공기 덕에 영암이 숨겨진 녹차 농사의 명당이라고 하는 동네 할머니들. 눈부터 마음까지 시원해지는 녹차밭 구릉 앞에서 월출산을 바라보며 영암에서의 동네 한 바퀴를 시작한다.

월출산 아래 동네로 들어선 김영철. 그의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온 건, 돌담이 길게 늘어선 풍경이다. 심지어 한두 집이 아닌 약 2,000m가량 늘어선 이 돌담은, 알고 보니 국가 등록문화재 제368호로 지정되었다고 한다. 마을을 걷다 돌담 안에서 텃밭을 일구는 마을 주민을 만나게 된다. 돌산인 월출산 아래에 마을이 있다 보니 예부터 땅만 파면 수없이 돌이 나오고, 그 옛날엔 월출산 돌들이 수시로 굴러왔다고 한다. 그 돌로 쌓기 시작한 담장이 이렇게 온 마을을 두르게 됐다는 사연. 마을 길을 걸으며 돌담에 얽힌 옛이야기를 들어본다.

동네를 걷다 시선을 사로잡는 집 한 채를 발견하게 된다. 바로 거대한 장독 모양의 대문을 가진 집. 특이한 모습에 이끌리듯 들어가 보니 수백 개의 장독이 반겨준다. 장독 구경에 빠져있다가, 정원 안쪽 정자에 모여 있는 가족을 만나게 된다. 마침 올해 수확한 메밀로 식초를 담그는 중이라는 가족들. 할아버지부터 아들 내외, 손주들까지 3대가 참 다복한 모습이다. 17년 전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입맛을 잃고 위에 농이 가득 찰 정도로 건강이 악화한 팔순의 아버지가 걱정돼 고향으로 돌아왔다는 아들 내외. 아버지를 위해 도시의 생활을 접고 고향 땅에 새로이 터 잡으며 아버지를 위한 약초 식초를 만들어 왔단다. 그렇게 만들어 오다 보니, 10년 세월 동안 어느덧 식초와 각종 장류가 담긴 장독만 600여 개가 됐단다. 아버지를 위해 어릴 적부터 어머니가 만들어주시던 맛을 떠올리며 약초를 이용한 식초를 담그고, 가마솥에 밥을 지으며 매 끼니를 챙기고 있다는 효자 부부. 그들의 특별한 영암살이를 만나본다.

영암의 매력에 빠져 길을 걷다가 하천 옆에서 커다란 팽나무 두 그루를 만나게 된다. 땅에 돌이 많아 물과 공기가 잘 통해 팽나무가 자라기 좋은 조건을 가졌다는 영암. 그 때문인지 이 팽나무 두 그루는 사이좋게 250년간 함께 이 자리를 지켜왔단다. 봄과 여름엔 따사로운 햇볕을 가려주는 풍성한 그늘을 만들어주고, 가을이면 달콤한 열매로 새들에게 유용한 먹이를 만들어주는 팽나무. 그 듬직한 모습을 바라보며 잠시 추억에 젖는 김영철. 그렇게 팽나무를 바라보고 있노라니, 그 안으로 대문도 없는 오래된 정자 한 채가 눈에 들어온다. 잠시 동네를 돌다 지친 몸을 뉘고 쉬고 있다 주인장을 만나게 된다. 이 정자의 역사만 무려 300년이 넘었다는 이야기, 그리고 유난히 오래된 현판이 많은 이유는 수많은 고관대작과 이순신 장군이 다녀갔던 곳이기 때문이란다. 이순신 장군이 왜군에 대항해 전쟁을 나갈 때 남몰래 군수 물자를 조달했다는 이 집의 어르신들. 그 특별한 인연이 깃든 정자에서 숨은 영암의 역사를 만나게 된다.

최근 K-POP 못지않은 인기로 전 국민의 많은 사랑을 받는 트로트. 그 흐름에 딱 맞는 장소가 영암에 있다. 영암을 걷다 우연히 만난 “트로트 센터”. 궁금한 마음에 내부를 들어가 보니, 귀여운 꼬마 동상이 반겨준다. 193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한국 트로트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고, 추억을 회상하며 트로트를 들고 부를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알찬 공간. 김영철 역시 이곳에서 옛 추억을 떠올리며 구성진 노랫가락을 뽑아보고 다시 길을 나선다.

길을 걷다 호젓한 호수를 만나게 되는 김영철. 알고 보니 이곳이 삼국시대부터 조선 시대까지 중국과 일본을 오가는 배가 드나들었던 이름난 국제 무역항 상대포란다. 이제는 작은 호수가 된 모습. 숨겨진 영암의 오랜 역사와 달라진 현재를 만난다.

이제는 내륙이 된 상대포 앞을 걷다 의아한 풍경을 발견한다. 바로 집 앞에 떡하니 배가 놓여있는 것. 집으로 들어가 보니 1m는 족히 돼 보이는 숭어들이 빨랫줄에 주렁주렁 널려있고 그 앞엔 커다란 생선알이 늘어서 있다. 이름난 강태공의 집인지 물어보니 영암에서 8대째 숭어 어란을 만드는 가업을 잇고 있는 거란다. 어란은 봄 한 철에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4월부터 지금까지 밤을 지새워가며 영산강 줄기에서 직접 숭어 낚시를 해온다는 주인장. 아침이면 숭어알을 꺼내는 작업을 하고, 가보로 내려오는 씨 간장에 넣어 절인 후, 들 볕, 날 볕에 말리며 6개월간 총 200번의 참기름을 발라 가며 말리는 작업을 하고 있단다. 한눈에 보기에도 고된 작업. 하지만 대대로 이어온 가업과 어릴 적 할머니로부터 배운 방법을 놓을 수 없기에 250년 명맥을 이으며 어란을 만들고 있는 사연을 들어본다.

이제 영암의 남쪽으로 발길을 옮겨 본다. 지금은 드넓은 들판뿐이지만 그 옛날 뻘밭이었다는 땅, 독천에 닿게 된다. 당시 영암 일대 갯벌에서 나는 낙지는 주변 지역에서도 알아줄 만큼 유명했다는 주민들. 한 번 낙지를 잡으면 빨간 대야에 한 가득이던 시절엔 지금의 동네 거리가 모두 낙지를 파는 아낙들로 붐볐단다. 그렇게 시작된 낙지 거리. 하지만 1980년대에 만들어진 영산강 하굿둑으로 인해 영암의 금밭 같았던 뻘밭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그리고 지금은 그 명맥을 이어가는 낙지 요릿집들이 늘어서 있다. 거리를 걷던 중 수조 차에서 낙지를 나르는 한 주민을 만나게 된 김영철. 마침 동네에서 2대째 장사를 해오고 있는 식당 주인장이란다. 인근 우시장이 섰던 동네의 특성을 살려, 낙지와 갈비를 넣어 만든 갈낙탕을 처음 만들었다는 이 집의 1대 사장 어머니. 50년째 그대로인 그 손맛을 보고 다시 길을 나선다.

월출산을 입구에서 고즈넉한 산길로 들어서게 되는 김영철. 이곳에서 시원한 바람과 청량한 물소리, 맑은 새소리를 느끼며, 잠시 머리를 식히며 몸과 마음을 쉬었다 다시 길을 나선다.

다시 길을 걷다, 귀여운 벽화가 그려진 방앗간 하나를 발견하게 된다. 주인장의 얼굴을 그린듯한 정겨운 벽화 뒤로 쿵떡쿵떡하는 방아 찧는 소리가 김영철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방앗간 안으로 들어가 보니, 돌로 만든 절구가 증기 기관차처럼 움직이며 고춧가루를 찧고 있는 소리였다. 한눈에 봐도 오래돼 보이는 이 절구는 주인장 어머니가 50년 전 남편과 고심해서 직접 맞춘 기계란다. 그뿐만 아니라 정갈하게 청소된 방앗간 안엔 모두 오래된 기계들이 현역처럼 힘차게 돌아가고 있다. 50년째 한결같은 옛 방법을 고수하며 떡과 고춧가루, 기름을 짜오고 있다는 어머니는, 남편이 먼저 세상을 떠난 뒤 4남매를 혼자 건사해가며 이 방앗간을 일궈오셨단다. 겉으로는 억척스러워 보이지만, 자식들 이야기할 때만큼은 천생 소녀로 변하는 어머니의 숨은 사연을 만나본다.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는 매주 토요일 오후 7시 10분 방송된다.

[더셀럽 김지영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K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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