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수사’, 길도 잃고 방향성도 잃고 [씨네리뷰]

영화 2020. 09.26(토)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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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셀럽 전예슬 기자] ‘셋업 범죄’를 다룬 ‘국제수사’지만 허술하기 짝이 없다. 코미디 수사 액션물이라고 하지만 코미디도, 수사 액션도 모두 놓친 모양새다.

신혼여행, 가족여행으로도 단 한 번 해외여행에 가보지 못한 병수(곽도원)의 아내와 그의 딸은 병수에게 필리핀을 가자고 제안한다. 고민 끝에 떠난 해외여행에서 현지 관광 가이드로 일하던 고향 후배 만철(김대명)을 만나게 된다.

만철은 병수의 가장 친한 친구였던 용배(김상호)의 근황을 전한다. 용배는 어린 시절부터 허황된 한탕의 꿈에 사로잡혀 인생을 건 인물. 병수를 배신하고 필리핀으로 향한 그이지만, 범죄에 휘말려 감옥살이 중이다. 용배는 병수에게 옛정을 호소하며 금괴인 ‘야마시타 골드’와 관련된 제안을 은밀하게 건넨다.

용배의 제안에 흔들린 병수. 그러나 그는 필리핀 거대 조직의 킬러 패트릭(김희원)을 만나며 예상치 못한 셋업 범죄에 휘말리면서 하루아침에 살인 용의자가 된다. 병수는 지명수배자의 누명을 벗기 위해 국제수사를 벌이고, 만철은 그를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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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수사’는 그동안 조명되지 않았던 ‘셋업 범죄’(실제 범죄 상황을 조작해 무죄인 사람에게 누명을 씌우는 일)를 다룬다. 치밀하고 정교함이 돋보여야 하는데 어설프고 허술함만 가득하다. ‘촌구석 형사’라는 주인공의 설정에도 단순히 여자, 술 때문에 함정에 빠지는 모습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

코믹적인 부분도 예상 가능한 슬랩스틱, 무리수로 인해 진부하게 느껴진다. 등장하는 대부분의 인물들이 충청도 사투리를 구사하는데 ‘과함’이 밀려온다. 긴장감을 유발해야하는 수사에서 사투리를 적재적소에 활용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스토리와 코미디가 길을 잃으니 등장인물들의 매력도 반감된다. 수사 중 목소리만 높여 소리를 꽥꽥 질러대는 병수, 그 옆에서 티격태격 케미를 잃어버린 만철, 정체불명 킬러지만 긴장감 제로 패트릭 등을 보면 캐릭터의 매력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무엇보다 ‘지금 시대가 어느 때인데?’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여성 캐릭터의 소비가 퇴행적이다. 병수의 아내는 어린아이처럼 해외여행을 가자고 조르며, 필리핀 여성들은 남성을 유혹하는 역할에만 그친다. 성 인지성이 변화되어 가는 중, ‘국제수사’는 시대를 역행하고 있다.

곽도원의 인생 첫 코미디 연기, 필리핀 로케이션 80% 촬영, 신선한 셋업 범죄 소재임에도 여러 모로 진한 아쉬움을 자아내는 ‘국제수사’는 오는 29일 개봉된다. 러닝타임은 106분. 15세 이상 관람가.

[더셀럽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쇼박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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