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아성, 또 다른 변곡점 된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인터뷰]

인터뷰 2020. 10.20(화)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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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셀럽 전예슬 기자] “주변인들이 ‘외향적으로 바뀌었다’라고 하시더라고요. 자영이의 성격과 비슷해진 것 같아요.”

“자영과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했다”던 고아성. 그가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을 만나면서 달라졌다.

“이 작품을 준비하면서 의도적으로 스스로 끌어올렸어요. 제가 내성적인 사람인데 노력해서 바꾸려고 한 부분도 있었고 말수도 적은 편이라 많이 하려고 노력했죠. 말이 많은데 말수가 적은 역할을 하는 건 비교적 쉬워요. 아닌 사람이 활달한 역할을 하는 건 더한 노력이 필요하죠. 그래서 촬영 전 의도적으로 스스로 바꾸려했어요. 제가 MBTI 검사를 정기적으로 해요. 영화 촬영 전에는 ‘I(내향적)’가 나왔는데 촬영 후에는 ‘E(외향적)’가 나오더라고요. 하하. 주변인들도 ‘되게 외향적으로 바뀌었어’라고 이야기해주셨어요. 같이 있는 사람들을 신경 쓰다 보니 누가 불편해하는 것 같으면 제가 더 불편하더라고요. 그런 식으로 자영과 성격이 비슷해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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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의 비리에 용감하게 맞서는 삼진그룹 말단 사원의 자영. 고아성이 분한 자영은 생산관리3부 사원이다. 오지랖 넓은 성격을 강렬한 버건디 색상에 표현했으며 레트로 열풍을 타고 다시 인기를 끌고 있는 곱창밴드, 머리띠 등을 활용해 자영만의 스타일을 완성해냈다.

“90년대 느낌을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액세서리를) 빼는 게 맞다고 생각했어요. 비주얼은 다른 배우들이 잘 표현해주니까 자영이는 스토리를 끌고 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죠. 눈에 두드러지는 것을 뺐어요. 서울대를 가는 장면에서 의상도 감독님이 먼저 평소 자영보다 낮은 톤으로 입었으면 좋겠다고 말씀해주셨죠.”

개성을 담아낸 스타일링도 눈길이 가지만 무엇보다 세 친구들의 찐한 우정이 보는 재미를 더한다. 자영은 잔심부름을 하러 간 공장에서 폐수가 유출되는 것을 목격한 후 유나(이솜), 보람(박혜수)과 함께 회사가 무엇을 감추고자 하는지 증거를 찾으려 고군분투한다. 우정과 연대, 용기로 함께 이뤄낸 성장을 실감나게 그려내고 있는 것.

“지하철 장면에 젖어 있었어요. 자영, 유나, 보람이 가는 방향이 다르잖아요. 그것부터 감독님의 의도였어요. 각 캐릭터마다 서로 다른 동네 산다는 디테일한 설정도 있었죠. 자영은 당산에 살고, 보람과 유나는 불광과 옥수에 산다는. 자영과 보람, 유나는 다른 방향이라서 지하철 건너편에서 이야기를 해요. 플랫폼을 사이에 두고 친구들이 도와준다고 이야기하는데 장소부터가 뭉클한 느낌이 들었어요. 특히 촬영한 지하철역이 다음날 공사가 들어가는 역이었거든요. 마지막 남은 장소의 낭만 같은 게 느껴졌죠. 그래서 ‘고마워’라고 외치고 컷 한 후 엄청 울었어요. 자영의 마음에 공감이 갔던 거죠. 촬영 초중반에 느끼는 배우들에 대한 진한 우정을 느꼈어요. 감정이 충만했죠. 편집본을 보고 너무 젖어있어 잘못한 것 같아 재촬영했는데 결국 처음 찍은 게 영화에 들어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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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찐친 케미’는 영화 속에서뿐만 아니라 스크린을 뚫고도 느껴진다. 고아성은 먼저 이솜, 박혜수에게 합숙을 제안했고 그 과정에서 세 사람은 돈독한 우정을 쌓았다고 한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예감이 너무 좋았어요. 열려있는 사람들과 함께 작업할 수 있다는 즐거움이 있었죠. 첫 촬영 후 합숙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친해졌어요. 캐릭터가 다 다르지만 영화에 대한 마음은 하나였고 그런 요소들이 모여서 영화를 만들게 됐죠. 또래 배우들과 누릴 수 있는 즐거움은 다 누렸어요. (웃음) 솜이 언니는 저희에게 요리를 해줬고 큰언니처럼 챙겨줬어요. 혜수는 막내지만 정신적 지주 같은 느낌이 들었죠. 되게 단단한 친구에요. 자기중심이 정확히 있는 사람인데 겸손하죠. 그런 면을 보면서 많이 배웠어요. 영화를 찍은 후 다음 영화를 촬영할 때까지 성격이 가요. 다음 영화를 찍으면 새로운 성격이 생기는 거죠. ‘삼진그룹’으로 바뀐 성격이 좋아요. 주변 사람들도 제가 밝아졌다고 좋아하고, 저도 만족하죠.”

4살, 광고모델로 데뷔한 고아성은 2006년 봉준호 감독의 ‘괴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아역시절부터 차근차근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그는 다양한 작품에서 강인하고 주체적인 역할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이제는 1번 타이틀로 활약 중인 그는 배우로서 인정받을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한다.

“작품에서 영향을 많이 받아요. ‘풍문으로 들었소’가 배우로서 새로운 길을 알려준 것 같아요. 그게 변곡점이 된 거죠. 이번에는 또래 배우들과 긍정적인 에너지를 모아서 하는 작업도 의미가 있었어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도 하나의 변곡점이 아닐까 싶어요. 배우라는 직업이 행복하고 좋아요. 제일 좋아하는 일이기도 하고요. 좋아하는 일이라 잘 못하면 그만큼 속상하기도 해요. 작품수가 많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어느 작품 잘 봤어요’라고 얘기해주시면 그게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어요.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가장 큰 보람을 느끼죠. 제가 촬영을 하면서 정말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 사람들이 몰라줘도 되는 부분을 구현했을 때 알아봐주시면 너무 행복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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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데뷔 23년차인 고아성은 20대 끝자락에 서서 내년이면 30대를 맞이하게 됐다. 그 자리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하고 성장한 고아성. 앞으로 다양한 작품을 통해 농도 짙은 울림과 공감을 선사할 행보가 벌써부터 기대되지 않는가.

“많은 작품을 하고 싶었는데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못한 것 같아 아쉬워요. 그래도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을 많은 관심과 사랑 속에서 개봉시킬 수 있어 행복해요. 30대에는 진득한 멜로 한 편을 해보고 싶기도 해요. 하하. 또 이런 밝은 영화도 해보고 싶죠. 저희 영화가 우정, 복수극, 승리 스토리 등 모든 게 담겨있어 알차다고 생각해요. 모든 걸 즐기면서 보셨으면 해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은 1995년 입사 8년차, 업무능력은 베테랑이지만 늘 말단. 회사 토익반을 같이 듣는 세 친구가 힘을 합쳐 회사가 저지른 비리를 파헤치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오는 21일 개봉.

[더셀럽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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