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막힌 유산' 강세정 "꾸준히 제 자리 유지하는 배우로 남고파" [인터뷰]

인터뷰 2020. 10.20(화)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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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셀럽 김희서 기자] 배우 강세정이 지금껏 그랬듯 앞으로도 묵묵히 연기자로서 걸어갈 미래를 꿈꾼다.

강세정은 최근 더셀럽과의 서면인터뷰를 통해 KBS1 일일드라마 ‘기막힌 유산’(극본 김경희, 연출 김형일)을 마친 소감, 향후 계획 등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지난 9일 종영한 ‘기막힌 유산’은 서른셋의 무일푼 처녀 가장이 팔순의 백억 자산가와 위장 결혼을 작당, 아들 넷과 가족애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가족드라마. 강세정은 극 중 여장부 같은 카리스마와 강인한 체력으로 마장동 정육 시장을 누비고 다니는 정육 배달원이자 초보 정형사 공계옥 역으로 분했다. 집안의 가장 역할 노릇도 겸하며 생활고에 시달리던 공계옥은 벼랑 끝에 내몰렸다가 우연한 계기로 부영배(박인환)의 은밀한 거래를 받아들이고 인생이 뒤바뀌는 인물이다.

‘기막힌 유산’은 122회를 끝으로 약 6개월간의 대장정을 마쳤다. 촬영 기간 동안 빼곡한 스케줄로 쉴 틈 없는 나날을 보냈을 강세정은 종영소감에 시원섭섭한 기분을 드러냈다. 촬영 기간 동안 코로나19를 비롯해 장마와 태풍 등 고된 촬영 현장을 거치며 완성된 만큼 강세정에게는 더욱 각별한 작품이 됐다.

“일단 요즘 시국이 시국인지라 걱정을 많이 했는데 큰 사고 없이 무사히 촬영이 끝나서 너무 다행이다. 시원섭섭하기도 하지만 아직 종영한지 얼마 안 돼서 실감이 나지 않는다. 요즘도 아침에 일찍 눈이 떠지더라. 촬영 내내 늘 새벽에 일어났던 것이 습관이 됐다(웃음).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아서 감사하고 좋은 배우 분들과 스태프 분들을 만나서 힘든 촬영 스케줄 속에서도 즐겁고 행복했다.”

일일드라마 특성상 캐릭터와 긴 호흡을 이어나가기 위한 배우들의 열연도 상당하다. 매주 평일마다 시청자들과 만나기 위해 이른 새벽부터 촬영을 시작하는 것은 물론 극의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 카메라 밖에서 수면 시간을 줄이면서까지 끊임없이 준비에 힘써야 했다. 그러나 강세정은 오히려 고생했던 기억보다 한정된 시간 안에서 풀어내야했던 연기 고민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며 행복한 순간을 떠올렸다. 동시에 종영과 함께 작별한 계옥에 애정을 표했다.

“긴 시간, 긴 호흡을 끌고 가야 하는 일일극이다 보니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었다. 총 촬영 기간이 7개월 정도였는데 항상 잠이 부족했고, 많은 대사량을 외워야 했다. 그래서 항상 아쉽기도 했다. 대본을 짧은 시간에 표현해내야 하니까. 그래도 같이 연기한 정말 좋은 선생님들, 선후배분들을 만날 수 있어서 또 많은 힘이 돼줘서 몸은 힘들었지만 행복했다. 사실 아직 끝이라는 게 실감 나진 않지만 너무 고생만 했던 계옥이가 설악이랑 해피엔딩으로 끝나 좋다(웃음).”

서른셋 처녀와 팔순의 백억 자산가가 위장결혼을 소재는 전무후무한 드라마였다. 신선하면서도 현실적으로 상상할 수 없는 다소 파격적인 설정이었다. 그럼에도 강세정은 대본을 읽자마자 흔쾌히 출연을 결심했다고. 유쾌한 이야기와 더불어 생소한 직업인 여성 정형사이면서 털털한 성격의 소유자인 공계옥 캐릭터에 매료됐었다고 털어놨다.

“저는 주로 작품을 살펴볼 때 캐릭터가 매력적이라고 느껴지거나 캐릭터에 대한 자신감이 있는지를 본다. 제가 자신감이 있어야 캐릭터 표현도 잘 할 수 있으니까. 또 작품이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살 수 있는가를 기준에 삼고 결정하는 편인데 처음에 대본을 받았을 때 가족 드라마에서 보기 힘든 ‘위장결혼’이라는 파격적인 콘셉트에도 불구하고 대본이 너무 재미있었다. 그리고 다른 드라마에서는 쉽게 보지 못하는 걸크러시의 끝판왕 같은 공계옥 캐릭터도 굉장히 매력적이었고. 그래서 이건 ‘꼭 하고 싶다.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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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중 강세정은 마장동 정육 시장에서 납품해야할 무거운 택배상자들을 옮기는가하면 거침없이 고기 해체 작업, 대형 트럭을 운전하는 등 힘쓰는 일들을 무심하게 선보이며 활달한 모습을 선보였다. 강도 높은 액션신은 아니었지만 힘이 필요한 연기들도 꽤 많이 소화했다. 이 가운데 강세정은 기억에 남는 촬영으로 달리기했던 장면을 꼽으며 나름의 재미를 찾기도 했다.

“걸크러시 캐릭터이다 보니 활동적이고 몸으로 하는 연기들이 많았다. 달리기하는 장면들이 몇 번 나왔는데, 그중에서도 제가 달리는 버스를 따라잡는 장면이 있었다. 그 장면이 촬영하는 날 마지막 장면이어서 밤 12시쯤 촬영했는데 새벽부터 이어진 촬영에 이미 체력을 모두 소진한 상태라 ‘잘 못 달리면 어쩌나’ 걱정되기도 했다. 그런데 막상 촬영에 들어가니 오히려 더 업이 되더라. 개인적으로 그렇게 달려본 것도 오랜만이었는데 재미있었다.”

‘기막힌 유산’은 요식업계서 성공을 거두고 백억 자산가가 됐지만 정작 아버지의 삶보다는 가업의 유산에만 관심을 갖는 아들들에게 가족의 의미를 일깨워주기 위한 부영배의 계획이었다. 이 과정에 공계옥이 개입하면서 부가네 식구들은 분열되는 듯 했지만 회가 거듭될수록 서로의 오해와 상처를 보듬어주고 화합하며 결국 부영배의 바람대로 끈끈한 가족애를 다지게 됐다. ‘기막힌 유산’이 시청자들에게 어떤 드라마로 남겨질까.

“물질적인 부분이 아무리 풍족해도 가족 간의 화목과 소중함이 가장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주는 것 같다. 핵가족화가 되면서 가족의 형태가 다양해지는 만큼 가족 간의 유대관계도 조금씩 소홀해지고 있지 않나. 가족 간의 화목과 소중함이라는 교훈을 유쾌하고 즐겁게 표현했던 작품이라고 기억됐으면 좋겠다.”

‘기막힌 유산’의 공계옥을 통해 강세정의 삶에도 새로운 바람이 불었다. 먹고살기 힘든 팍팍한 현실 속에서도 밝은 에너지를 잃지 않는 계옥의 모난데 없는 성격은 어느새 강세정에게도 스며들었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꿋꿋하게 열심히 사는 계옥이를 만나 다른 사람들의 입장을 조금 더 이해할 수 있게 됐다. 또 제 가족과 주변 사람들에게도 더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말은 초반의 모습과는 달리 계옥이가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을 위해 나서지 않았던 부분이 아쉽긴 하지만 좋은 분들과 다양한 경험도 할 수 있었고 해피엔딩으로 잘 마무리돼서 만족한다.”

연기를 향한 강세정의 열정은 현재 진행형이다. 이제 막 ‘기막힌 유산’을 끝냈지만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작품들이 더 많기 때문이다. 장르 불문하고 강세정은 정통 멜로부터 코미디, 액션, 스릴러 등에 주저하지 않으려 했다. 또한 배우로서 쉼 없이 작품을 만나 연기하고 싶은 소박한 바람을 전했다.

“‘기막힌 유산’에도 가끔 유쾌한 장면들이 있었는데 정통 시트콤도 재미있을 것 같아 한 번 해보고 싶다. 또 정통 멜로도 해보고 싶고. 그 외에도 스릴러나 액션 등 다양한 장르에 도전해 보고 싶다. 아직 제가 못 해본 연기가 더 많아서(웃음). 현재로선 시간이 흘러도 꾸준히 제가 어디서든 연기하는 걸 직업으로 삼을 수 있었으면 더 바랄 게 없다. 아직도 부족하고 갈 길이 멀지만, 그래도 여태까지 꿋꿋이 일을 해오고 있는 걸 보면 이젠 ‘이게 정말 내 직업이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사실 버티기가 힘들어 중간에 ‘그만둘까’ 했던 적도 있었지만 이제는 작은 것에 감사하고 꾸준히 제 자리를 유지할 수 있는 배우로 남고 싶다.”

올해 봄에 시작해 가을에 막을 내린 ‘기막힌 유산’으로 강세정은 2020년 절반은 공계옥의 삶과 공유한 셈이다. 어느덧 2020년도 두 달이 채 안남은 시점에서 강세정에게 올해는 어떤 해였을까. 그는 “기막히게 행복한 한 해”라고 재치있게 답했다.

“여러모로 어려운 시기에 ‘기막힌 유산’의 공계옥을 만나 좋은 분들과 연기할 수 있었고 많은 사랑을 받으며 30대의 마지막 작품을 무사히 끝낼 수 있었다. 기막히게 행복했던 한 해였다(웃음). 이제 다음 작품을 위해 다시 강세정의 삶으로 돌아와 잘 살아가려고 한다.”

[더셀럽 김희서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빅보스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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