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주에게 ‘세자매’란 [인터뷰]

인터뷰 2021. 01.26(화)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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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셀럽 전예슬 기자] 장윤주가 아니었다면 누가 미옥을 완성시킬 수 있었을까. 역할 자체에 스며든 그다.

장윤주는 최근 영화 ‘세자매’(감독 이승원) 개봉을 앞두고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한 시간 남짓 진행된 인터뷰에서 그는 유쾌하고 활기찬 에너지를 전파하기도.

‘세자매’는 겉으로는 전혀 문제없어 보이는 가식덩어리, 소심덩어리, 골칫덩어리인 세 자매가 말할 수 없었던 기억의 매듭을 풀며 폭발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지난 2015년 개봉한 ‘베테랑’ 이후 약 6년 만에 관객들 앞에 다시 선 장윤주. 그는 작품 출연 제의를 받고 고민이 컸다고 밝혔다.

“실제 세 자매의 막내로 살아와서 이 영화에 어떤 작품보다 마음이 갔어요. 세 인물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것에 있어 ‘미옥이라는 캐릭터를 할 수 있을까, 내가 해도 될까?’하는 생각들을 했죠. ‘베테랑’ 이후 연기 제안이 있었지만 선뜻 하지 못했던 것도 연기에 대한 확신이 없는 상태에서 하고 싶지 않았어요. 20대 초반의 패기가 넘치는 아이도 아니었고요. 조금 더 신중하게 고민을 했던 거예요. 그러다 보니 선뜻 출연을 하겠다는 결정을 못했던 거죠. 미옥이라는 캐릭터를 마나기까지 제 안에 많은 것들이 가동됐어요. 세 자매 중 막내로 살아왔던 것들도 끄집어내야 했고, 미옥을 사랑하고 만나려면 모든 신에서 이해가 필요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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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옥은 날마다 술과 함께하며 365일 취해있다. 직설적이고 거침없는 말과 행동으로 주변을 당황하게 만들기 일쑤다. 이런 미옥을 표현하고 이해하기 위해 장윤주는 어떤 해석을 했을까.

“처음에 시나리오를 읽고 결정하기 전까지 많이 묻고, 의심했던 지점이 있어요. 결혼했는데 남편한테까지 그런 행동을 하냐고 질문을 드렸죠. 미옥은 무의식중에 있는 인물이에요. 또 새로 꾸린 가정 안에서 남편에게 막 대하는 게 ‘과연 좋은 어른인가?’ 생각했을 때 미옥은 성숙하지 못한 사람이죠. 자기 멋대로, 내가 느끼는 대로, 어쩌면 내가 보고 배운 대로 표현하는 사람일 거예요. ‘도대체 왜 저런 행동을 하지? 굳이 거기까지 가야하나?’라고 생각할 수 있어요. 그러나 미옥은 자존감이 낮은 채로 살아왔고, 사랑을 온전히 받고 자라지 않아서 술에 의지한 거예요. 술을 마시면 잠깐 괴로웠던 것도 잊을 수 있고, 자신이 썼던 글이 더 좋아보였던 착각도 있지 않았을까요? 그래서 미옥은 복합적인 인물이었던 것 같아요.”

미옥의 남편 역에는 배우 현봉식이 연기했다. 매일 술을 마시고, 주정을 부려도 미옥의 모든 행동을 받아주는 남편이다. 장윤주는 실제 연기를 하면서도 도움과 의지가 됐다고 한다.

“저보다 더 많은 경험과 작품을 한 배우잖아요. 미옥과 붙는 신이 꽤 있다 보니 리딩을 많이 했어요. 제가 남편을 때리는 장면도 체육관을 빌려 연습을 해보기도 했죠. 현장에서 주는 관계들이, 흔히 얘기하는 ‘케미’가 나오더라고요. 언니들과 붙는 신보다 현봉식 배우와 붙는 신이 더 많았어요. 언니들이 ‘미옥이는 남편 잘 만났다’라고 부러워할 정도로 친하게 지냈죠. 하하. 지금도 연락을 자주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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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옥의 첫째 언니 희숙과 둘째 언니 미연 역에는 각각 김선영, 문소리가 나섰다. 다른 듯 비슷한 세 사람이 만났을 때 그 시너지는 폭발적이며, ‘찐 자매’같은 느낌을 느낄 수 있다. 특히 김선영, 문소리는 자신들의 인터뷰에서 장윤주의 연기에 아낌없이 칭찬, 남다른 세 사람의 ‘케미’까지 엿볼 수 있었다.

“너무 감사하죠. 배움이 되는 터였거든요. 소리 언니는 공동 프로듀서도 맡으셨는데 영화의 디테일함을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이었어요. 연기도 디테일한 감정들을 잔 전달하는 사람이었죠. 선영 언니는 ‘지하암반수’라고 이야기한 것처럼 파워풀한 게 있어요. 매 테이크마다 달랐죠. 본능에서 나오는, 자기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지만 폭발하는 파워가 엄청나더라고요. 선영 언니의 모습을 보면서 연기하는 게 멋있고, 매력적으로 다가왔어요. 두 분이랑 같이 호흡할 수 있어서 너무나 영광이었죠. 소리 언니는 섬세하고, 선영 언니는 따뜻해요. 두 언니들과 작업했던 시간들이 가족 같이 느껴졌죠.”

1997년 패션쇼 SFAA 컬렉션으로 데뷔한 장윤주는 패션쇼 위를 누리며 ‘톱 모델’로 자리매김했다. 그런 그가 ‘베테랑’으로 스크린에 깜짝 데뷔, 시원한 액션을 선보이며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후 수많은 시나리오가 그에게 갔지만 긴 고민의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만난 ‘세자매’는 고민에 대한 답을 찾아준 작품일까.

“‘계속 거절만이 답은 아니겠다’라는 불안한 마음들도 있었어요. ‘세자매’를 끝내고 나니까 ‘앞으로 계속 해봐도 재밌겠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캐릭터 안에 들어가 있는 게 매력적이고, 즐거운 작업이라는 걸 깨달으면서 자신감이 생겼어요. 현재는 연기와 친해져보려는 단계에요. 차근차근 진심을 다해 찾아보려고 해요. 아직 큰 목표는 없지만 하고 있는 것들에 최선을 다해, 진심을 다해 캐릭터를 사랑하고, 이해하는 게 지금의 목표죠.”

[더셀럽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리틀빅픽처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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