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길우X홍경 ‘정말 먼 곳’, 천천히 몰입되고 스며드는 힘 [종합]

영화 2021. 03.08(월)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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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셀럽 전예슬 기자] 충무로를 빛내는 젊은 감독과 배우들이 뭉쳤다. 가장 아름다운 풍광을 담은 영화 ‘정말 먼 곳’이 올봄, 관객들을 만날 채비를 마쳤다.

8일 오후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는 ‘정말 먼 곳’(감독 박근영) 언론배급시사회가 개최됐다. 이날 시사회에는 박근영 감독, 배우 강길우, 홍경, 이상희, 기주봉, 기도영 등이 참석했다.

‘정말 먼 곳’은 자신만의 안식처를 찾은 진우에게 뜻하지 않은 방문자가 도착하면서 흔들리기 시작하는 일상을 섬세하게 담은 영화다.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 제2회 평창국제영화제, 제46회 서울독립영화제, 제10회 서울국제프라이드영화제, 제8회 무주산골영화제, 제13회 진주같은영화제, 제24회 탈린블랙나이츠영화제 등 국내외 영화제의 초청을 받았다.

이 영화는 강원도 화천을 배경으로 하다. 촬영의 경우, 단풍이 들기 직전부터 첫눈이 내리기 시작했을 때까지 진행됐다. 특히 ‘정말 먼 곳’에는 자연의 경이로운 순간들이 담겨있다. 양이 출산하는 장면 외에도 눈이 펑펑 쏟아지는 장면은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박근영 감독은 “화천이라는 공간으로부터 영감을 받아 시작하게 됐다. 공간이 가지고 있는 여러 매력들, 각양각색의 다양한 모습들을 영화적으로 담고 싶었다”라며 “최대한 자연의 모습들을 활용하고 싶었다. 자연광 활용하는 부분이나 화천에서 아침마다 피어나는 안개 같은 것들, 단풍이 들었을 때 모습과 단풍이 떨어진 후 모습, 푸를 때 모습, 넓은 호수와 안에 있는 섬들을 영화의 정서에 맞아 떨어지게끔 활용하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미지에 공을 많이 들였다. 눈 내리는 장면 경우, 예상치 못하게 경이로운 순간들을 많이 만났다. 눈 내리는 장면은 촬영 기간 중은 아니었고 준비하던 시기에 강길우 배우와 같이 목장에서 트레일러를 촬영하기 위해 갔다가 눈구름을 만나게 됐다. 즉흥적으로 카메라를 돌려 촬영했다. 경이로운 순간들을 최대한 담고 싶었는데 담기게 됐다”라며 “출산 장면 경우, 공을 많이 들인 장면이다. 실제 탄생의 순간을 담고 싶었고 다큐멘터리적인 것과 실제적인 것에 충분히 느낌을 주고 싶었다. 출산기에 맞춰 목장에 가서 촬영을 진행하려했다. 저희가 간 날부터 출산을 멈추기 시작해서 스태프와 24시간을 불침번을 서며 기다렸다. 기약 없이 한 달가량 기다려서 간신히 딱 한 번 찍을 수 있었던 순간이다. 영화를 만들면서, 영화 속 진우와 같이 가장 경이로운 순간을 목도했다. 그런 장면들을 촬영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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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시체들의 아침’을 통해 제5회 가톨릭영화제 스텔라상을 수상, 영화계 주목을 받기 시작한 강길우는 극중 진우 역을 맡았다. 진우는 서울을 떠나 화천의 목장에서 딸 설과 함께 생활하던 중 뜻하지 않은 방문자가 도착하며 평화로운 일상에 위기를 맞게 되는 인물이다.

복잡한 감정선을 섬세하고 절제된 연기로 표현하기 위해 중점을 둔 부분에 대해 강길우는 “진우라는 인물은 영화에서 많은 인물들과 관계를 해야 하기 때문에 촬영을 준비하는 기간 동안 고민이 많았다. 목장에서 양을 키우는 인물이라는 것에 신뢰를 주기 위해 외형을 만드는 것에 상당기간 공을 들여 준비했다. 체중도 10kg 정도 증량하고 머리도 길렀다 잘라보기도 했다. 수염도 기르고, 햇빛에 노출돼 노동하는 인물이라 태닝도 긴 시간 동안 하며 준비했다”라고 설명했다.

KBS2 ‘학교 2017’을 통해 데뷔한 홍경은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뜨거운 신예로 주목받고 있다. 그는 영화에서 섬세한 시인 현민 역으로 분했다. 서울을 떠나 화천의 한 목장에 정착한 진우를 찾아온 현민은 화천에서 시 수업을 하며 진우와 평범한 일상을 같이 보내는 인물이다.

홍경은 “직업상 시인이기 때문에 시가 어떤 것들인지에 대해 알아야 했다. 감독님께서 시인분들을 레퍼런스로 보내주셨고, 수업하는 영상도 받아 봤다. 실제로 어떤 생활을 하고 생각을 하는지 이해하려고 했다. 진우와의 관계도 있기에 둘의 관계에 대해 깊이 알아가려 노력했다”라고 밝혔다.

독립영화를 대표하는 믿고 보는 이상희는 은영 역을 맡았다. 은영은 서울을 떠나 화천의 목장에 정착해 생활하고 있는 오빠 진우를 갑자기 찾아가는 인물로 그의 일상을 흔들어 놓는 중요한 캐릭터다. 이상희는 “작업을 하다 보면 마음이 가는 이야기를 만날 때 있다. 흔치는 않은 것 같다. 이 대본이 굉장히 많이 마음이 갔다”면서 “여기 나오는 인물들에게 마음이 쓰이더라. 그래서 작업을 같이 하게 됐다. 설이만 데리고 오면 모든 걸 제자리로 돌릴 수 있을 거라 믿는 인물이다. 설이를 만나고 화천에서 같이 지내면서 엄마가 된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란 질문에 마주하는 인물이다. 그래서 감독님과 상의하며 조금씩 해 나갔다”라고 캐릭터 표현을 위한 노력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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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목장 주인 중만과 그의 딸 문경 역에는 실제 부녀사이인 기주봉, 기도영 부녀가 캐스팅됐다. 기도영은 아버지 기주봉과 처음으로 함께 호흡한 소감에 대해 “처음에는 걱정도 많이 됐다. 생각보다 아빠에 대해 많이 알게 되고, 대선배님이신데 제가 편하게 대할 수 있다는 게 편했다. 특별한 시간이었다. 가족과 오랜 시간 보내기가 쉽지 않은데 일을 같이 하면서 시간을 보내니까 뜻 깊고 기뻤다”라고 전했다.

기주봉은 “도영이가 배우를 시작한다고 할 때 아빠의 역할 보다, 선배, 선생 역할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좋은 선배가 되고 싶었다. 서로 전반적으로 예술적인 부분에 대해 도영이 세대와 나눌 수 있다는 것도 좋았다. 제 세대에 느꼈던 배우세계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행복하게 생각하고 있다”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박근영 감독은 캐스팅 과정에 대해 “강길우 배우 경우, 같이 찍고 싶은 마음들만 가지고 있었는데 한 영화제에 참석하려 기차를 타고 내려가던 길 화천에서 찍은 사진을 보여주며 얘기를 했다. 여기서 영화를 찍고 싶다고 얘길 했는데 그 기차 안에서 대화가 이 영화의 씨앗이 됐다. 강길우 배우와는 영화의 시작부터 같이 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엉 “홍경 배우의 경우, 현민 역을 부탁드릴 배우를 찾는 게 쉽지 않았다. 많이 헤맸는데 서울영화제에서 개최하고 있는 독백 페스티벌에서 영상을 보게 됐고, 마음에 들어오는 배우를 만나게 됐다. 그 배우가 홍경 배우. 소중한 기회로 어렵게 만난 배우”라며 “이상희 배우 경우, 제가 오래 전부터 독립영화 쭉 해오면서 같이 작업하고 싶었다. 자연스럽게 제안을 드렸다. 처음에는 은영이 쌍둥이가 아닌 여동생이었다. 여동생은 조금 그렇다고 하시더라. 고심을 한 끝에 이란성 쌍둥이면 어떨까라는 아이디어가 나왔다. 저희는 이 영화가 관계의 거리감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영화인데 갈등하는 와중에 끊어낼 수 없는 운명공동체 같은 의미를 더해준다는 생각이 들었다. 쌍둥이라는 설정이. 좋은 아이디어를 만나게 됐고, 다시 쌍둥이로 제안했을 때 기뻐하시면서 합류해주셨다. 그렇게 작업할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또 “기주봉 선배님은 중만이라는 캐릭터를 처음 머릿속에 그려나갈 때부터 기주봉 선배님을 생각하며 썼다. 다른 배우를 떠올릴 수 없었고 상상조차 하지 않았기에 처음 제안을 드릴 때 긴장을 많이 했다. 만났을 때 생각보다 흔쾌히 앉은 자리에서 출연 결정을 해주셨다”라며 “기도영 배우는 기주봉 선배님과 영화에 대해 얘기를 나눴는데 그때 기도영 배우에 대해 말씀해주셨다. 아직까지 작업을 해본 적 없는데 이 작품에서는 같이 해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해주셨다. 묘한 느낌을 받았다. 두 분이 닮은 듯 하면서 다른 면들이 특별하게 다가왔다. 영화의 큰 매력을 만난 것 같아 기쁜 순간이었다”라고 덧붙였다.

‘정말 먼 곳’의 박근영 감독은 장우진 감독과 오래전부터 서로가 구상한 영화와 추구하는 것들에 대해 고민을 나누며 만들어간 영화다. 박 감독은 “거리감이 테마였다. 개인과 개인, 개인과 사회, 삶과 죽음의 거리감을 담고 싶었다. 의미에 대해 생각했을 때 진우가 꿈꿀 수 있는 안식처가 얼마나 멀리 있을까 생각했다. 흘러흘러 여기까지 왔을 텐데 여기서만큼은 지키고 싶은 평화가 있었을 테고. 그러나 여전히 존재하는 사회와 지역사회서의 시선들을 마주하면서 결국 좌절을 겪게 된다”라며 “가장 슬프게 다가온 건 연인과의 갈등에서도 이들이 욕심이라고 지칭하는 것들이 사실 아무것도 아닌 거지 않나. 딸을 키우고, 주변 사람들과 지내면서 평화롭게 지낸다는 게. 그걸 욕심이라고 받아들이는 자체가 슬픈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게 지금도 우리 안에 존재하는 혐오들이 어떻게 보면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겐 상상할 수 없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잘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범한 삶을 꿈꾸는 자체가 욕심이 되니까. 영화가 우리 사회와 소수자들의 거리감들을 영화 속에 담고 싶었다”라고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언급했다.

‘정말 먼 곳’은 오는 18일 개봉된다.

[더셀럽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김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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